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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뭐하고 살래?

LG화학(051910) : 못다 핀 꽃이 될 것인가(2)

by 앞집 회사원 2021.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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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1 - [- 이제 뭐하고 살래?] - LG화학(051910) : 못다 핀 꽃이 될 것인가(1)

 

이전 글의 말미에서 적었던 제조업 문화가 LG화학에 미칠 악영향을 적어본다.

 

 >> 제조업은 무조건 생산단가를 줄이는 방향으로 간다 <<

하드웨어를 변경한다는 것은 부품의 변경내용 검토, 변경 부품 도입, 실제 하드웨어상의 검증, 생산라인 수정의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생산단가를 올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변경하게 되면 실제 부품들이 움직이기 전에 맘대로 거짓말, 삥땅칠 수 있는 인력 자원에 대한 비용만이 발생하기 때문에 생산단가가 크게 늘어나는 부작용(?)은 비교적 적게 일어난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화재가 발생한 후에, 현대자동차와 GM은 동일한 절차를 밟게 된다. 

  1. 총 생산량 대비 얼마 발생 안했으니, 설계상의 결함은 아니다를 시전
  2. 뭔지 모르겠지만 배터리팩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니 BMS* 업데이트
  3. 완전 충전 방전은 하지 않도록 차량 구매자들에게 연락 혹은 BMS로 배터리 제한걸기
  4. 그러다가 결국은 배터리 전량 교체

     *BMS : Battery Management system (배터리의 과충전, 과방전을 막는 시스템)

 

우리는 이러한 비슷한 사태를 갤럭시 노트7에서도 보았지만 역시나 제조업의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발생하는 비용들은 결국 납품사인 LG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것이다. 시간과 인력은 다 써놓고 결국 교체라니..


현대자동차 코나EV, GM 볼트EV, 그리고 최근의 폭스바겐 ID.3의 화재까지 보게되면 각 배터리의 생산공장 자체도 한 곳에 국한되지 않는 모습(중국, 한국, 폴란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설계적 결함의 가능성이 조금 크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중대한 요인이라면 LG는 현재 및 향후 잠재적 고객사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심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현재, GM에서 밝힌 원인은 크게 2가지로 음극재 양극재 사이의 분리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것은 지난 현대자동차 결함조사때에도 분리막을 원인으로 꼽았던 적이 있었다.

가운도 격자무늬 모양의 판이 분리막이다

간단히 원통형 배터리의 구조를 보면 음극재, 가운데 분리막, 양극재를 왼쪽의 구조체로 둘둘 감아버리는 구조가 된다. 그리고 음극재와 양극재는 분리막이 없으면 반응하며 열 즉, 불을 일으킨다.

 

이번 화재의 경우, 가운데 분리막과 구조체가 만나는 부분에서 분리막이 찢어지거나, 구조체를 돌돌 감는 공정에서 분리막이 접혀서 기능을 상실하는 원인들을 꼽고 있다. 그리고 LG쪽에 비용부담이 많이 할당되는 것을 보면, 비단 납품사와 고객사와의 관계로는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설계적 결함은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LG화학(혹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뿐만 아니라 LG전자와 협업하여 다른 차량 시스템도 전반적으로 개발하며, 새로운 전기자동차 개발 핵심회사로 급 부상중이다. 그러한 때에, 전기자동차에서 제일 비싸고 핵심인 배터리에서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벌어진 것은 좋게 보면 앞서가는 회사로서 부담해야할 퍼스트 무버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혹은, 이대로 엎어져서 한동안 힘들어할 지도 모른다.

다행히, SK이노베이션과의 특허분쟁에서 이겨서 확보한 2조라는 총알은 이번 사태를 넘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된다. 다만, 배터리가 어느 회사 것이냐를 홍보하는 GM의 모습을 보면서 마냥 부품사라고 고객사 뒤에 숨을 수 있는 그런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또한 그러기엔 LG는 이미 커다란 세계적 회사가 되어있다.

 

LG라는 기업을 좀 더 지켜보면서, 기회가 된다는 투자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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