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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3분

후회 없는 삶이란

by 앞집 회사원 2021.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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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나와 아내 곁에 찾아준 우리 딸과 같이 잠드는 밤.

자기 전에 우리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꼭 좋은 학군지쪽으로 이사를 가리라 하고, 마음을 먹고 있다. 이유는 단어 그대로 좋은 학군지가 좋기 때문이다.

 

스스로 나이가 먹었다는 서글픔이 들지만, 라떼는 말이다.

어렸을 적, 서울에서 나름 좋다는 목동 학군지에서 학원을 다녔는데, 편견일지 모르겠으나 집 근처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과 어쩔 수 없이 비교해보면 생각하는 범위, 하는 활동 등에서 꽤 차이가 났던 기억이다. 집 근처의 친구들이 그렇다고 공부를 안했다는 것은 아니다. 목동의 학원 친구들도 공부하는 친구, 놀러 다니는 친구의 구분은 있었다. (다만, 목동 학원쪽의 친구들 성적이 좀 상향평준화 되어있긴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집 근처 친구들이 그 나이 또래에 걸맞게 피시방, 게임 이야기가 주된 대화의 주제였다면 학원 친구들은, 대다수가 추가적으로 어떤 일을 나중에 하고 싶다는 뚜렷한 이미지를 들고, 그에 대한 이야기 혹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집 근처 친구들 중에도 그런 이미지를 잘 들고 있거나 가지려고 하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대다수는 아니었다. 방향성이 뚜렷한 개인들이 있는 많은 환경과 적은 환경, 당연히 많은 환경이 방향성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확률적으로 더 많을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먹을 수록 좀 더, 확률적으로 안정적인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 반대로 나이가 어릴 수록, 확률보다는 스스로의 시야와 믿음에 좀 더 무게감을 두는 것 같다. 부모의 역할은, 어린 자녀의 시야 안에 확률적으로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것들을 제시해서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는 게 아닐까. 자녀가 그런 부모의 행동에 긍정하든 부정하든 말이다.


뜬금스럽지만, 엊그제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졸업 전, 써놓았던 글을 보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대학교를 졸업하는게 엄청난 일인 것 같이 포장해놓고, 별로 거창하지 않은 내용을 거창하게 포장해서 써놓은 것을 보면서, 회사에서 쓰는 자료들은 그렇게 못쓰는 스스로에게 많이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대학 시절, 만족하지 못하는 대학과 떠밀리듯 들어간 학과 그리고 마음에 차지 않던 주변 환경에 많은 후회와 좌절감, 그런 무의식들이 스스로를 꼭 포장해서 졸업해야한다고 외치며 글을 쓰지 않았을까.

 

후회는 어떠한 선택 뒤에 등장하고, 인생은 선택의 총 합이다. 누구나 살면서 후회로 가는 길은 항상 열려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순간에 선택이 아닌 등 떠밀림 혹은 누가 했으니까 고르는 선택을 해버린다. 후회 없는 삶이란 없다는 것이 세상 진리인지 모르겠다.

다만, 후회 없는 삶을 지향하면서 배워나가는, 지난 날의 후회에 대한 반성들이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도 늦은 밤 얼핏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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