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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공부를 해야 했던 고2의 겨울. 남고에 다니면서 집-학교-학원-집을 쳇바퀴 돌던 그 시절.
주위에는 온통 시커먼 녀석들 뿐이라서, 이성에 대한 호기심 많던 그 많은 시간을 그저 멍하니 보내고 있었더랬다.
그러다가 저녁에 잠이 안 와서 문득 켰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허스키한 음성.
그리고 그 목소리에 전해듣던 몰래 가슴이 뛰게 되었던 이야기.
참 무슨 궁상인가도 싶었지만,
그 당시에는 혼자 킥킥대거나, 아련해지거나 하면서 소년 감성(?)에 눈가가 촉촉해졌다.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
대학생이 되어서 허스키한 음성은, 술먹고 꼬부라진 목소리로 변해있었고
몰래 가슴이 뛰던 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가 되어있던 시점에서,
가슴 한편의 추억을 때아닌 군대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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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많이 읽어서 닳고 닳아 헤진 표지.
하지만 그 누구 하나 안의 페이지들은 찢지 않아서 고이 보관되어있던 노랗디 노란 책 한 권.
나름 힘들었던 군 생활에서 짝사랑에 가슴 아파했던 그 시절에, 조용히 날 위로해줬던 책이다.
그리고 지금은 책꽂이 한편에 고이 모셔져 있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이야기.
어쩌면 3권으로는 다 부족했을지 모를 책들을 볼 때면,
요즘 같이 가끔 비 오는 날에 옆에 있는 마님 몰래 감수성에 젖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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