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제 뭐하고 살래?

ODM/OEM의 차이와 시몬느의 상장

by 앞집 회사원 2021. 8. 22.
728x90
반응형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ODM(Original Development/Design Manufacturing), 제조자 개발 생산

 

흔히, OEM이라는 단어는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생산기지를 두고 제조를 하면서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ODM이라는 단어는 대중에게까지 익숙해지기에는 조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1. ODM, 제조자와 브랜드 소유자간의 윈윈(win-win)

먼저 ODM에 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쉬이 뜻을 알게 되겠지만, 조금 더 쉽게 말하면 아래와 같다.


솜씨좋은 시골 아낙네에게, 에르메스 사가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의뢰 후에,

만든 제품에 에르메스의 이름을 붙여서 판매하는 것


시골 아낙네가 만든 스카프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동네 아주머니들에게만 인기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재능을 높이 산 유명한 브랜드 회사의 사장이 당신의 재능을 사고 싶다고 말하며 계약을 맺고 일정부분 수수료를 떼어서 자신의 브랜드로 유통 시켜준다면, 이 물건은 유명 브랜드의 제품이 된다.

나도 누가 사주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외주의 개념과도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외주를 주었다는 사실이 공개되지 않은 채 물건이 개발되어 만들어지고, 유통된다는 것이다. 

 

그럼 브랜드 회사는 왜 ODM으로 물건을 개발/제조/유통 시키려는 것일까?

2. 작은 업체와의 상생 (비교적 그런 관계가 많다는 것이다.. 비교적)

먼저 냉소적으로 보기 이전에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을 찾자면 아래와 같다.

  • ODM측 : 개발 능력은 뛰어나지만, 유통망이 없는 회사의 제품을 자사 유통망으로 판매하게 해줌(흔히 말하는 유명 브랜드의 광활한 유통활로를 적은 로열티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줌
  • 의뢰자(브랜드 회사)측 : 개발 제조에 들어가는 비용을 삭제하고, 유통/판매에만 비용이 들어

또한, ODM측에 의뢰자가 컨셉만 전달해서 그 이후의 공정은 ODM이 전담하도록 하는 방식도 존재한다. ODM측으로서는 브랜드 회사라는 공룡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고, 의뢰자측은 자사 개발진과 ODM측을 경쟁시키는 방식으로도 활용하여 제품 개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생산만 하는 OEM의 경우, 제조는 제조만 담당하기에 해당 업체에서 자립하기 위한 어떠한 Know-how등은 확보하기가 사실상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반면 ODM의 경우, 브랜듸 업체와의 협업에서 조금씩이지만 직접적으로 큰 브랜드 회사의 know-how를 얻어갈 수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 관계는 자연계에서의 악어와 악어새 관계처럼 서로에게 좋은 관계 처럼 보인다.

 

3. 빛 좋은 개살구

아래와 같이 시야를 돌리면 철저히 지주와 소작농의 관계가 되어버린다.

  • 개발/제조 = 비용소모 없음, 영업/유통망 = 기존의 것 활용
  • OEM처럼 브랜드 상표가 붙기 때문에 실제 개발회사는 고스트 라이터가 되어버림

브랜드 회사입장에서 물건 하나 추가한다고 영업/유통망에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가 될까? 이것은 마치 공장에 새로운 물건이 추가 된다고 라인을 새로 깐다는 것과 같은 말인데, 기본적으로 효율화를 극단적으로 추구하기 때문에 같은 라인에서 생산이 될 수 있는 물건을 ODM으로 이미 가져왔을 것이다. 즉, 새로운 상품A를 위한 개발비, 제조비를 다른 새로운 사움 B에 투자할 수 있게 되어, 브랜드 업체의 라인업은 더욱 탄탄히 되어가고, ODM업체가 더욱 자체 브랜드로 성공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간다.

 

또한, ODM업체가 개발부터 해서 물건을 만들든 소비자는 관심이 없다. 즉, ODM업체가 브랜드 회사와의 협업 관계로 Know-how를 쌓아서 시장에 나간다는 것은 이력서에 적을 수 없는 이력을 많이 남기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시장에서 먼저 알아봐주고 관심을 줄 수도 있는 것이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극히 드물겠지만, 브랜드 회사에서 법을 지키면서 ODM업체의 노하우를 역으로 빼 갈 수도 있다. 어쩌면 know-how를 ODM업체가 쌓아가기보다 브랜드 회사에서 역으로 빼가는 것이 더욱 쉽게 될 수 있을 것인다.

4. 그리고 시몬느

-출처 : 시몬느 공식홈페이지

한국에 시몬느 라는 ODM업체가 있다. (시몬스 아님)

몇해 전까지는 OEM의 비중이 ODM의 비중보다 컸던 것 같으나, 이제는 완연히 ODM으로 확실히 자리 잡고, DKNY, 버버리, 코치 등의 쟁쟁한 브랜드의 파트너사로 자리매김을 완료했다. (DKNY는 거의 회사 설립부터 같이 해왔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나름 국내 ODM터줏대감이라는 JS코퍼레이션과 비교시에 매출은 2배이상, 순이익은 50배이상 차이가 나고 있으니 평소 같으면 IPO대어라고 능히 칭해질만 하다. (하지만 올해는 카x오 라는 기업때문에 다른 것들이 빛을 바래가는 느낌...)

 

이 회사의 비전과 CEO의 경영철학은 공식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지만, 핸드백 박물관을 만들고, 핸드백 부품들과 개발관련 용어들을 책으로까지 만들어내는 모습은 얼마나 핸드백에 열정적인지를 홈페이지를 보는 내내 나를 설득하게 했다.

 

 

시몬느

World’s foremost bag making company

www.simone.co.kr

이렇게 열정있는 사람이 만드는 회사에 투자하지 않을 투자자들이 있을까... (있겠지.. 다른게 더 돈이 되니까 ㅠㅠ)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악재가 존재한다면, 블랙스톤이라는 기업이 이전에 시몬느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는 것과 여느 제조업이 그렇듯 생산공장을 중국, 베트남등에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을 필두로 공동부유 등의 캐치프레이즈로 부의 분배를 외치고 있기때문에 이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내 좁은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차치하고서라도, 개인적으로는 꼭 공모해보고 싶다. 돈이 허락되는 한도 내에서 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