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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3분

아파트 놀러다니기 : 고덕 그라시움/아르테온

by 앞집 회사원 2021.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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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는 집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나름 운동이 된다며 스스로 위로하고 있지만, 지난 여름에 유모차를 밀면서 언덕을 올라가는 아내의 뒷모습이 유독 뇌리에 박혀있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따님이 많이 크기 전에, 힘든 언덕말고 평지에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야한다는 다짐을 요 근래 해보고 있다.


지난, 9월 어느 날, 날씨가 화창한 날 오전에 아내에게 고덕에 한번 가보자고 했다.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도 하고, 지도로만 보던 곳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면, 서울에 살면서 안가본 동네가 참 많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여튼, 갔다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날씨가 좋은 날은 어딜가도 좋지만...

 

그라시움은 아르테온과 상일동역에 붙어있다. 처음 지도를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은, 아파트가 빼곡이 있는 모습에 참으로 갑갑한 동네가 아닐까 하는 우물안 개구리 같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막상 근처에 주차를 하고 본 상일동역 근처의 풍경은 "아..." 라는 표현 이외에는 말하기 어려웠다.

 

유모차가 불편했는지 우는 따님을 한손에 안고 아르테온과 그라시움의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길을 걸어보니, 사람들이 왜 신도시를 원하는지 알 것 같았다.

1. 구획 설정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사람이 살기 너무 편하다.

2. 도시 미관에 대해 많이 신경을 쓴다.

3. 사람들이 움직이는 동선에 대해서도 신경을 쓴다.

4. 서울 구도심의 빡빡한 느낌이 없다.

5. 보도가 넓직하고, 자전거 길 또한 별도로 잘 정돈되어있다.

너무나 전형적인 신도시였지만, 개인적으로 강하게 느낌이 온 것은 아르테온이었다. Art 와 Theon, 예술의 신이라고 명명된 이곳은, 단지의 정 중앙을 통과하는 길의 양 옆으로 아파트들이 서 있는데, 마치 넓은 광장에 아파트를 가져다 놓은 듯한 개방감이 너무나 멋진 곳이었다. 아파트의 층수가 비교적 높지 않은 점 또한 이런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 싶다.

아르테온의 중앙 길을 가다가

아파트 동 사이의 공간도 넉넉하여, 철저히 사람 위주, 그리고 아늑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또한 조형미역시 멋졌는데, 상일동역에서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는 곳에 있는 V형태의 조형물은 시원시원한 느낌의 개방감을 더욱 강조했다.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에 비해 그라시움은, 굉장히 도시, 현대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아파트인데 개인적인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파트 동이 매우 높은데다가, 휴식공간 또한 나무 사이에 가려져있다던가, 사람들이 다니는 길과는 분리되어 많이 조성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같은 아파트 단지내에도 한국 이곳저곳을 테마로 하여, 여러 지방들의 모습들을 개별적으로 분리시켜서 표현해놨다. (제주의 정낭도 표현이 되어있었다.)

그라시움의 느낌은 정말 딱 이러했다#1
그라시움의 느낌은 정말 딱 이러했다#2

 

그라시움과 아르테온은 각각 4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임에도, 단순히 아파트만 존재하지 않고 주민들을 위한 구성을 정말 잘해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커뮤니티라고 해서 건물하나만 딱 지어놓은 게 아니라, 정말 커뮤니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단지내에 이곳저곳 놓여져 있는 벤치들과 자연스럽게 지하철 역으로 이어지는 보도. 그리고 단지 옆에 잘 구성된 상가들까지. 아내는 이 두 곳을 놓고 이렇게 표현했다.

단지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겠는데?

그냥 둘러보러 갔다가, 3시간동안 정말 "둘러보고" 오게 되었다. 그곳에 많은 신혼부부들을 보면서, 아내와 꼭 이런 곳에서 살자고 다짐하며 다시 빡빡한 서울 도심으로 돌아왔다. 꼭 비싸다고 해서 그곳이 살기 좋은 곳은 아니지만, 살기 좋은 곳은 가격이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돈을 벌어야하는 것이고, 노력해야하는 것이다. 주말마다 여러 아파트 단지들을 다니면서 스스로에게 좋은 자극을 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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