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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3분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by 앞집 회사원 2021.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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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특히 회사 구성원으로서의 생활에서는 조금 민감할 정도로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기반이 되는 것은 서로 원하는 것을 잘 조율하는 것, 서로 간의 설득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서로 원하는 것이 없다면 대화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 사회생활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중, 설득의 3요소는 매번 잊어버릴만 하면 상기하면서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1. 로고스, logos

단어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어의 어원 혹은 어근에 대해 생각해보면 좀 더 쉽게 이해, 기억을 할 수 있다. log는 통나무를 의미하는데,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통나무에 기록을 해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logos라 함은, 말/이야기/어구가 원래의 뜻이다. 여기서 좀 더 발전하여, 기록된 내용이 명확히 전달되도록 하기 위한 논리를 지칭하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이성적인 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결정 혹은 생각을 이어나감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치에 근거한다고 보았다고 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근거가 필수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사의 핸드폰이 정말 좋다고 말을 하면서 "왜?"라는 물음에 답을 할 수 없으면 설득은커녕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2. 파토스, pathos (영어발음상 페이소스, 혹은 페이서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파토스는 고통, 경험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즉, 이성보다는 감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단어이다. 앞서 본 로고스가 이성적인 논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반대(?)라고 하는 감성 또한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감성이란,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설득하려고 하는 "상대방"의 감성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는 설득하려는 시점의 "상대방"의 감정상태에 대하여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좋아하는 치킨을 저녁 야식으로 먹자고 말하는 시점에, 상대방 또한 치킨을 먹을 수 있는 상태여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누군가에게 살 빼라는 조언을 들은 상태라면, 평소처럼 흔쾌히 허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3. 에토스, ethos

성격, 관습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약간의 철학적 의미를 부여했다. 뭔가 3가지를 맞추고 싶었던 걸까? 그에 따르면, 말하는 사람의 고유 성품을 뜻한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설득하는 사람이 설득하려는 사람에게 어떤 사람으로 평소에 비춰지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수사학에서는 에토스가 실제적으로 어떠한 방식의 설득에서도 가장 중요시 여겨진다고 하고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기둥도 예뻐 보인다" 등등, 여러 격언, 속담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고 본다. 같은 행동 혹은 발언을 해도 그것을 듣는 사람이 평소에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면, 부족한 부분은 격려를 잘한 부분은 격하게 공감해주는 것이 에토스인 것이다.


"ㅇㅇ씨가 잘해도 못해도, 좋아해주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은 어차피 같은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마음에 상처 입히는 말들에 너무 신경을 쓸 필요 없어요. 그게 회사생활에서 스트레스 그나마 안 받는 방법이에요."

 

회사를 다니면서 일도 많고, 사람들에게 치이면서, 얼굴색이 안좋아 지던 어느 날, 회사 선배에게 들었던 말 중에 제일 격하게 와닿은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성공적인 설득을 위해서는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순서로 접근해야 한다고 수사학에서 강조했다. 평소 신뢰관계가 없다면, 상대방의 심리상태도 파악하지 않은 상태라면, 옳고 논리적인 일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거부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도 이야기했듯,

인간은 자신의 이득에 대해 많이 따지는 정치적인 동물이며,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지 않으며 굳이 성공적인 설득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설득해서 진행이 되면, 회사생활 만사 OK 아니겠는가?

 

성공은 개인의 인생에서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남들과의 관계가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도 주종목과 부종목 사이에 비중을 두듯, 인간관계 역시 그렇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이라는 단어에 완벽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성공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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