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제 뭐하고 살래?

아파트 놀러다니기: 도곡 렉슬

by 앞집 회사원 2021. 10. 5.
728x90
반응형

따님께 조공드릴 물품을 사기 위해 요새는 당근을 참 많이도 하고 다닌다. 마님이 우스개소리로 차안에서 당근 냄새가 난다고.. (아이고 아재..) 이번에도 장난감을 사기 위해 판매자에게 물어보니 도곡 렉슬에 사신다고 하여, 가는 김에 구경이라고 도곡 렉슬을 둘러보고 왔다.


몇 년도라고? 2006년에 이런 아파트를 지었다고??

거의 와 볼일 없는 한티역. 그 근처 공영주차장에서 당근거래를 마친 후, 주차하고 길을 나섰다. 지도에서 보면 희안하게 도곡 렉슬은 큰 길가쪽은 래미안 도곡카운티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입구 또한 후문이 나있다. 하지만 처음 오는 사람은 입구의 크기만으로는 후문인지 정문인지 알리가 없다..(너무 커..)

열심히 유모차를 몰아 후문으로 들어오니 아파트 단지 사이로 보이는 정갈한 산책로가 시선을 사로 잡았다.

도곡 렉슬 동 사이의 공간
필로티 아래 북까페 (코로나 때문에 문은 닫혀있었다)

이 곳의 특징이라면은, 동 사이의 공간이 매우 넓다는 것과 산책로로 꾸몄다는 것이다. 애초에 이곳은 완만한 경사로가 아파트 단지 뒤쪽으로 쭉 이어지는, 걷다보면 지치기 쉬운 지형이다. 하지만, 당시 건설사들(현대/GS/쌍용)에서는 동간 거리를 매우 넓게 넓히고, 그 사이는 평탄하게, 높아지는 쪽의 아파트는 아에 높이를 올리고 여유공간에는, 위 사진 처럼 필로티 공간을 만들어, 각종 커뮤니티 시설로 쓰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아파트 구조가 2006년에 이미 있었다고 하니, 역시 돈이 최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공간을 일부러 더 만들고 필로티구조로 만들면 그만큼의 자재비용이 더 들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 간에는 산책로를 꼭 만들었으니...

아파트 광장에서 아이들이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있었다

조금 걸어 올라오다보면 아파트의 양 끝쪽에 광장이 마련되어있다. 고대 그리스 시대가 연상되는 장식물들을 만들어 놓았는데, 아파트 사이에 존재하던 필로티 기둥조차 이런 테마에 녹아드는 것은 착각일려나. 조경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거진 나무

개인적으로 나무를 참 좋아하는데, 산책로에는 저같이 아파트 약 7-8층 높이가 되는 나무들이 참 많아서 좋았다. 이제 아파트가 15년차에 접어들어가니, 당시 조성한 산책로가 숙성기에 들어간 것 같았다. 그리고 걸어다니는 길도 보행로는 전부 보도블럭으로 되어있었지만, 관리가 깔끔하게 잘 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 좋았던 소규모 물의 정원

굴뚝같이 생긴건 물이 뿜어져 나오는 분수다. 소리도 그리 요란하지 않고 집안에 있을 법한 분수대처럼 조용히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파트의 층수가 최고 25층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번 고덕 그라시움과는 달리, 답답하거나 위압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마치 종교시설에 와 있는 단정함이 느껴졌다.

 

아파트 주차장입구

조금 재밌는 점이라면, 주차장이 아파트 층수로는 지하에 있지만 입구에서 봤을떄는 지상에 있다는 점이었다. 이것 또한 좋은 장점이 될 수 있는 것은 보통의 지하주차장들은 환기시설을 제대로 갖춰야하지만, 언덕에 있는 아파트의 장점을 살려서 별도의 환기시설이 없어도 좋은 공기가 흐를 수 있도록 주차장의 큰 입구와 광장에 지하주차장이 보일 수 있도록 공간이 뻥 뚫려있었다. (지하주차장이 보이는 곳의 사진을 찍지 않아서 조금 아쉽다.)

 


지금으로부터 약 14년 전에 완성된 아파트가, 딱히 촌스럽다는 느낌보다 차분하고 단단한 느낌을 준다면 역시 투자된 돈의 문제일까. 요 근래 컨소시엄으로 지어진 아파트들이 A/S등의 준공 후에 자잘한 문제들이 많다고 하는데, 도곡 렉슬을 보게 되면 그것이 단순히 컨소시엄의 문제일지 아니면 다른 것일지 조금 헷갈리는 하루였다.

 

다음에는 어디를 가볼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