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 Play to Earn.
혹은 '쌀먹'. ('쌀을 사먹자'는 의미인데, 게임 아이템 거래를 통해 돈을 번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한국어 표현의 쌀먹이라는 표현이 참으로 찰지지만, 로컬용어 이고 글로벌한 것은 P2E 이니 이하 P2E로 통일해보자.
한국의 온라인게임에 익숙한 사람들은 게임을 통한 재화벌이라는 것이, 사실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태동기였던 2000년대 초반부터 이미 리니지라는 게임을 통한 게임아이템 거래가 활성화 되기 시작해서 오늘날에는 대형 아이템 거래소가 인터넷에 존재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는 사정이 조금 달랐다. 좁은 땅덩어리에 수 많은 인터넷 인프라가 깔린 우리나라와 달리, 인터넷 보급이 천천히 이루어졌던 유럽, 미국등지는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온라인 게임 대신, 한번 게임을 구매하면 계속 플레이할 수 있는, 이른바 패키지 게임이 대세였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는 말이다.
헌데 최근 들어와서 사정이 바뀌기 시작했다. 글로벌이라는 게임사들도 과금에 대해 한국게임들의 모델을 벤치마킹하면서 다양한 요금체계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에 패키지만 사면 돈을 지불할 일이 없던 게이머들의 반발과 혹은 이제 적응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게임회사는 과금모델을 만들고 적용하지만, 그렇다고 게이머들이 수입이 갑자기 늘어서 과금모델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게이머들은 어떻게 수입을 늘려서 적응해야할까? 게임내 재화를 현실재화로 바꾼 후, 다시 게임내 재화로 바꾸는 일련의 과정을 발명 혹은 발견해낸다. 나는 그것이 사고방식의 전환이라 생각하고, 신조어까지 이끌어 내었다고 생각한다. P2E가 그것이다.
현재 인터넷에서 보이는 코인, 블록체인기술로 연결시키는 P2E는 결국에 게임회사가 일으킨 과금모델에서 파생된 연쇄효과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처음부터 게임플레이로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면, 결국 돈을 벌게 해주는 어떤 것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어느 게임회사가 미쳤다고 게임내에서 광물을 캐왔다고 돈을 주겠는가? 결국 그 광물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그 광물을 사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물론,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하고 돈도 벌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에 나오던 레디플레이원의 가상 현실세계 노동자처럼 생길 수 있는 부작용, 아니 이미 작업장이라고 불리는 곳들이 등장하게 된다면 P2E라는 개념은 없어지고 그냥 현실에서 노동을 대가로 지급받는 E의 개념만 남게 될 것이다. Play에서 Earn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의외성은 없어지고 말이다. (게임내에서 운 좋게 구한 좋은 아이템보단 10시간 일하고 얻는 잡템으로 Earn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한국게임이 유도하는 과금체계에서 보였던 여러 부작용들이 P2E의 끝에 보이지 않길, 혹은 좋은 대안으로 그런 움직임들이 제한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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